구원반납하기 2.

by 권순호 posted Jan 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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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동안 너무 바빴네요. 1주일 동안 사경회다녀오고 합회 총회 참석하고 교회 신임 직원 안수식, 임명식 하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지난 번 구원반납하기 1에 이어서 그 다음 이야기 올립니다. 너무 오랫만이라 전에 내용들 다 잊어버리셨겠어요. ㅠㅠ 죄송합니다. 다음 시리즈는 며칠 뒤에 바로 올릴께요. ^^
그럼 시작해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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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의로운 사람이 아니다. 확실히...
그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생각해 본다면 분명히 구원받기 힘들거다.
슬퍼졌다.
30년 훨씬 넘도록 엄마 뱃속부터 다닌 진리교회에 몸 담고도, 그 교회 목회자가 된 지금도 구원 받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그래도 그동안 나름대로 애썼는데... 먹는 것에 있어서도 돈이 없어서 어정쩡한 채식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려 먹을 건 가려 먹으려고 했고, 안식일도 열심히 지키려고 애썼고 여러 사람 하나님께 인도하려고 애도 써 봤고 나 때문에 침례 받고 즐겁게 교회 다니는 순진한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 가망이 없을까? 앞으로 더욱 선하게 살아도 안될까?

이런 질문 나처럼 했던 한 사람을 드디어 찾았다. 마19장 16절에서..

“선생님이여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답은 다들 안다. “계명을 지키라” “이 모든 것을 내가 지키었사오니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나이까”

그러자 예수님께선 계명을 제대로 지키라고 했다.
그랬더니만 그걸 물어본 사람, 근심하며 그냥 돌아갔다.
그런데 그 다음에 비슷한 질문을 제자들이 한다.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으리이까?”

예수님 말씀: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

결국 사람이 아는 그런 방법들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사람이 원래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왜 이렇게 위로가 되지? 나만 못 하는게 아니라 다들 못 하는거구나...  

안되는 것을 가지고 하려고 애쓰는 것 보다 나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들은 빨리 포기하고 살 길 찾는게 낫지 않을까? ^^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금방 두 눈 크게 뜨고 이렇게 말한다.

“목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

ㅋㅋ 그래도 소용없다.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에게 의지가 되는 하나의 성경절이 눈에 띈다.

‘구스인이 그 피부를, 표범이 그 반점을 변할 수 있느뇨 할 수 있을찐대 악에 익숙한 너희도 선을 행할 수 있으리라’ 렘13:23

또 하나 보인다.

롬3:10-18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한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그 발은 피 흘리는데 빠른지라 파멸과 고생이 그 길에 있어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 저희 눈 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

나에겐 구원이 물 건너간 것 같다. 구원 받기 힘들다고 하는데 오히려 맘이 편해진다. 맘 편하게, 살고 싶은 대로 살다가 가련다. 그리고 느껴지는 홀가분함... 해방감...

그런데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하는 불안감이 마음 한 편에 여전히 있다. 그래서 다시 성경을 편다.

전11:9-‘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을 마음에 기뻐하며 마음에 원하는 길과 네 눈이 보는 대로 좇아 행하라’

그럼 솔로몬도 같은 생각???

이러고 나면 다들 갑자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눈에 불을 켜고 그 다음을 읽으라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인하여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

  중학생 때 어느 교회에서 목사님이 이런 설교 하셨었다.

  초반엔 “청년 여러분, 마음껏 인생을 즐기십시오. 전11장 9절에 절세의 천재인 솔로몬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네 청년의 날에 마음껏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라...”
목사님은 설교가 거의 끝날 때까지 청년시절의 즐거움과 낙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야! 목사님께서 이렇게 기분 좋은 설교를 하시다니... 웬일이지... ^^
난 기대에 가득차서 열심히 설교를 들었다. 그날은 내 또래 아이들이 모두들 졸지도 않고 딴 짓도 않하고 열심히들 설교를 들었다. 우리는 모두 간만에 한 없이 자유롭게 하늘 높이 훨 훨 날아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설교가 끝날 때쯤 되니까 목사님의 표정이 달라졌다.
너무나도 진지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두 눈을 크게 뜨고 하시는 말씀,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인하여 심판하실 줄 알라”

에잉... 그럼 그렇지...

결론은 역시 우리가 알고 있던 그 결론,
인생을 마음대로 살아선 안된다는 말씀으로 끝이 났다.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는 말씀... ㅠㅠ
내내 기분 좋게 하늘 높이 훨훨 날던 나는, 사정없이 날개잃은 천사처럼 땅으로 쑤셔 박혔다.
어찌나 억울하고 화가 나던지...
하루 종일 난 참 기분이 안좋았다.
하나님 참 너무하시네... 그놈의 심판이 뭔지...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얼마 전에야 내 눈에 띄는 그 다음 성경절이 있었다.

“그런즉 근심으로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무서운 심판이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근심이 떠날까?

도무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아마 나를 포함해서 예수님의 재림과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재림교인들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강력한 의지와 인내로 그 어려운 성경의 법들을 다 이루어낸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런 무서운 심판이 있다는데 어떻게 근심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여기에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마음껏 낙을 누리며 즐겁게 사는 것...
하나님의 심판...
근심하지 말라...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할 터인데... 우리의 기존 개념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민 고민하다가 일단 나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그래... 마음껏 살자. 분명히 하나님의 심판은 있다. 하지만 구원 받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고 걱정하지 말자.

전도서 12장의 말씀들처럼 창조주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은 기억할거야.
구원 받을 수 없어도 좋다.
나처럼 밑빠진 독에 하나님께서 그동안 부어주신 축복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죽을거다.
그동안 나에게 베풀어 주신 것들만으로도 충분하다.
‘조문도 석사가의’! -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밑빠진 독 처럼 아무리 사랑해 줘도 소용없는 사람을 하나님은 왜 사랑하실까?

“여호와여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알아주시며 인생이 무엇이관대 저를 생각하시나이까 사람은 헛것 같고 그의 날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으니이다.” 시144:3

생각해 보니 하나님께선 가망 없는 나에게 참 많은 것을 주셨다.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
나를 좋아해 주는 우리 교인들...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직장...
자주 감기에 걸리기는 하지만 아직은 멀쩡한 몸둥아리... 등등...

항상 배은망덕한 나에게 이 정도로 낙을 누리며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하며 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내세가 없더라도...    

이렇게 마음먹고 있는데 몇 개의 성경절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