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의 꿈에 관한 책 "잊어버린 언어" 독후감

by 안병선 posted Mar 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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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6세 때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은 후로 그의 모든 저작에 관심이 가 그의 책이라면 번역된 것을 내가 구할 수 있는 한 모두 다 구해 읽으면서 잊어버린 언어'라는 꿈에 관한 책을 알게 되었다.

그 책에서 꿈에는 프로이드가 말하는 인간의 쓰레기같은 불합리한 욕망의 만족이 있고 융이 말하는 보물같은 지혜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내 꿈에서 보물을 캐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날마다 꿈을 기억하고 해석하는 습관을 들였다.

프로이드나 융이나 둘다 독단적으로 꿈의 한쪽면을 너무 치우치게 보았는데 나는 좋은 면을 찾아내는 데 더 열중해서 약간 꿈에 이끌려다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가 정신과의사로부터 좋은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 다시 한번 그 책을 읽었는데 새롭게 느낀 좋은부분이 있어 이곳에 소개한다.

▶대개의 꿈은, 우리들을 불안한 마음에 빠지게 만든다. 잠을 깨었을 때, 그것이 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고마워하는 악몽일 경우가 많은 법이다.

▶잠자는 상태에서 우리가 자기 혼자가 되어, 생시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소음이나 넌센스에 시달리는 일 없이 자기 자신을 반성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우리의 가장 진실한, 가장 가치 있는 사상 감정을 보다 잘 느끼고 또한 생각할 수가 있다는 것은 과연 놀라운 사실일까?

▶잠자는 상태는 두 가지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잠자는 상태에서는 문화와의 접촉이없기 때문에, 우리의 최악 및 최선의 것의 출현이 촉진되는 것이다.

▶통찰은 예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언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현재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여러 세력의 방향과 강도에 의해서 미래의 사건의 추이를 추론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표면이 아니라, 그 밑에서 작용하고 있는 여러 세력에 대한 완전한 지식은 어떠한 것이라도 예언을 끌어 낼 것이고, 가치 있는 예언은 모두가 그러한 지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우리가 흔히, 나중에 가서 사실에 의하여증명되는 발전이나 사건을 예언하는 것은 조금도 신기할 것이 없다.

▶꿈속에서는 남에 대한 우리의 관계, 또는 우리에 대한 남의 관계에 대한 통찰이나 가치 판단이나 예언이 일어날 뿐 아니라 또한 생시보다도 뛰어난 지적 활동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이것은 놀라운 일이 못 된다. 왜냐하면, 투철한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정신 집중이 필요한 법이지만, 생시에 그것은 우리에게서 빼앗겨 버리고 마는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잠자는 상태에서는 주의를 집중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 연상에 의해서 얻어진 사상을 연결하면 내적 인간성과 논리를 얻게 되고, 또한 우리에게 꿈의 참된 의미를 알려주는 텍스트에 도달한다.

▶꿈의 임무에 있어서 잠재적인 꿈을 명시적으로 바꾸는 주요한 기구는 응축과 환치와 이차적인 완성이다.

▶꿈이 항상 현재의 사건, 보통 그 꿈이 일어나는 전날이나, 저녁 때의 사건에 의해서 자극된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가설이다.

▶꿈이 완전히 이해되기 위해서는, 꿈은 일어나기 전에 생긴 의미 있는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꿈은 같은 심벌이 다른 의미를 갖는다. 올바른 해석은 잠들기 전의 우세한 마음의 상태를 아는 데에 있다.

▶꿈은 현미경과 같은 것으로서, 그것에 의하여 마음 속에 숨겨진 사건을 찾아 낼 수가 있는 것이다. 욕망이나 공포가 뒤섞인 천 속에 있는 비교적 조그만 경향도, 꿈속에서는 본인의 심적 체계 속에 커다란 무게를 가지고 있는 다른 것과 동일한 크기로서 보여질지도 모른다.

가령 어떤 다른 사람을 약간 귀찮아하면, 그 사람이 병이 들어 이제는 자기들을 시달리지 않게 되는 꿈을 꾸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실제'로 병이 들기를 바랄 만큼 그에 대하여 강한 분노를 품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꿈은 숨은 욕망이나 공포의 질적인 단서를 주긴 하지만 양적인 것은 아무것도 보여 주지 않는다. 꿈은 질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양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꿈속에서 질적으로 발견된 경향을 양적으로 알고자 한다면, 다른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 같은 꿈이나 비슷한 꿈을 여러 번 거듭해서 꾸거나, 본인이 무엇을 연상하는지, 실제 생활에서 하는 행동이나, 그러한 어떤 일들-예컨대, 이러한 경향을 정신분석하려 할 때에 환자가 나타내는 저항 같은 것-에 의해서 욕망이나 공포의 강도에 대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한 사람이 두 사람으로 분열되는 일이 꿈에서는 매우 똑똑히 일어나거니와, 이것은 많건 적건간에 우리 모두가 똑똑히 경험하는 터이다.

▶공상이나 꿈은 여러 가지 행위의 시작이며, 공상이나 꿈을 비난하거나 깔보는 일만큼 나쁜 것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떠한 종류의 공상을 하느냐 하는 데에 있다.

그것에 의하여 우리가 전진하느냐, 시시한 일에 질질 끌려들어 후퇴하느냐 하는 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