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위로 나는 나비처럼
시 이효녕
바람으로 등이 휘어지는 푸른 세월
아침이면 들새들이 귀를 쪼아 잠 깨고
저녁이면 달맞이꽃으로 피어
달 오름을 기다리는 가슴 안에서
깊은 숲 솔바람 소리를 내며
마음이 평온한 자유의 노래가 되는
시절을 기다리며 살아가리
먼길 함께 떠나는
영원의 나비 한 마리 데리고
마른 것 가벼운 것 안고 날아다니다가
강변에 풀잎 담아 흐르는 강이 보이면
내 거기서 햇살 밝은 수를 놓으며
바람이 입맞춤하는 들꽃 사랑을 하리
그 강변의 물밑 가라앉은 은모래
가슴에 쌓여 이룬 조그만 섬을 스쳐
맨 처음 그대로 계절의 모퉁이 날던
내 마음의 나비는 언제쯤
들꽃 위로 날아 그대를 만날까
내 이제 누군가 사랑할 수 있다면
들꽃으로 피어난 그대의 마음 위로
작은 열정의 뜨거운 숨결 나르는
한 마리 나비로 날아다니면서
긴 사랑의 속편을 엮어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