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신비

by 지찬만 posted Oct 1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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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란, 마음만 먹으면
모든 스치는 이와 만남을 이루어

관계를 만들 수도 있다.

하다못해 가서 어깨라도 부딪히던지

엉뚱한 말로 말을 걸수도 있다.

흔히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우연한 사건'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을거라고

우리는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내가 만남을 이루어보려고

그렇게 아무에게나 다가가 '사건'을 만들어보려 해도

상대방이 나와 갑작스런 만남을 이룰 생각이 없는 이상

사건은 사건으로 끝날 것이다.

괜시리 억지로 관계를 만들어보려고 하다가는

고소를 당하여 '아주 더러운 만남'을 만들기 십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스침은

그냥 스침으로 두기로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오늘 하루도 스치는 수많은 존재들과

새롭게 이루어지게 될 만남을

어떻게 다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만남은 내 맘대로 될 것 같은데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나와 만남을 이루어

나와 관계가 있게 된 존재들이

내 인생에 얼마나 신비하게 다가왔는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가

 

내가 알지 못했던 한 사람이

나의 하나뿐인 아버지가 되고

나의 하나뿐인 어머니가 되고

하나뿐인 그 누군가가 된다.

만남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이들이 내게 있어 얼마나 신비하고

얼마나 소중한 존재들인가

 

우리는 이 사실을 잊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익숙하다는 것 때문에

우습게 여기고, 무례히 대하고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한다

그러면서 알지도 못하는

새로운 그 어떤 만남에 대한 것만

한없이 동경하는 것이

바로 나의 모습이 아닌가

 

만약 동경하던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졌을 때

그 역시 내게 언젠가는 익숙해지고

나는 또 다시 그 존재에게도 무례해질거라는 것을

왜 지금 알지 못하는가

 

신비하지 않은가

내가 만나게 된 모든 존재들이

그 많고 많은 존재들 중

나의 인생에 함께하는 벗이 되었다는 것이

고맙고 소중하지 않은가

 

여행은 짧다.

동행해준 모든 이들에게

지금부터 감사하길

그것이 만남이 무엇인지 아는 이의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