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오는 그대에게/ 지소영
달빛에 묻어 온 그대 그대는 그리움이었다. 함께라는 이름의 우리 그렇게도 내닫기만 하더니 이제야 겨울로 오신단다. 마음의 물결따라 좇았던 길 그 곳엔 하얀 눈이 얼었고 한계의 끝은 푸른 파도였지 그대 발목적신 땅위 어지럽게 맴돌기만 하시다가... 산기슭 숨은 자리에서 절룩거리는 나를 당신은 보고 계셨다. 무언으로도 함성으로도 설득되지 않는 ... 세상 속의 가면은 외면하는 남의 슬픔처럼 한차례 소나기로 스쳐 지났고 바람따라 걷던 걸음은 불멸의 음악에 매수되고 당신을 기억하며 터진 화산은 겨울언덕에서 앓이하며 기다렸다. 내가 숲으로 가는 한점 구름이었을 때 들어 올리던 손길 문득 우주가 새로와지는 환희의 시심을 처음으로 알게 하셨다. 물길 아래로 교류한 대화를 흔들리며 역사하는 겨울 기도의 힘을 날마다 조심스레 일깨우시는 이여 오직 당신을 거쳐 하나의 문이 열리면 어둠은 밝게 전이되고 어진 눈길 묵묵히 모인 은하의 강가에서 가슴 파닥이는 한마리 작은 새가 된다. 일상에서 터벅이는 낮은 거리에서 멀어도 가까운 그대 나의 사랑... 오늘은 숲의 노래로 오신 당신의 맨 몸으로 마냥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