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햇살과
그늘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투명한 햇살을 받아 빛나는 나뭇잎과
그 아래에서 숨을 죽인 채
나뭇잎의 밝음을 받쳐 주는
그늘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
나는 나를 밝히면서도
남을 빛나게 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자랑과
겸손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봄부터 정성을 다하여 얻은
열매의 자랑과 익을수록 고개 숙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
나는 나의 노력으로
당당해질 때도 늘 겸손으로
나를 낮추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감사와
아쉬움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내려 준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부족했던 노력을
아쉬워하는 가을처럼
나는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나의 부족함을 성실로
채우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낙엽과
열매가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인의 사랑을 받는 열매와
다시 땅으로 떨어져 내일을 기약하는
낙엽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
나는 오늘 이루지 못한 일에
실망하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풍요로움과
가난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곳간을 채운 풍요로움 속에서도
가난한 이웃을 향해
마음을 비우는 가을처럼,
나는 생활의 풍요 속에서도
가난한 마음으로 남의 아픔을
헤아리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정용철님의 좋은생각 중에서 -
Bells Of San Sebastian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