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국혜령씨의 참가후기(갑상선암)

by Admin posted Jun 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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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옥타브 이상을 내는 소프라노였습니다.
시드니에서 잘 나가던 음악가였었는데 6년 전에 어느 날 갑자기 암선고를 받았습니다. 갑상선이 무엇인지, 갑상선이라는 게 어디에 붙어 있는 것인지도 몰랐었던 저였습니다. 목부분에 4cm 정도의 혹이 잡혀져서 간단하게 수술하면 될 줄로 알았었는데 암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암은 특별한 사람들만 걸리는 병인 줄로 알았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암에 걸리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의사의 말을 듣고나서는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그때는 수술하기 전이라서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아세요? 목소리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옥상에서 노래 연습하면 합창 연습한 줄로 착각하고 합창단 애들이 다 뛰어올라왔었습니다. 그 정도로 제 목소리가 컸습니다.

그리고는 제 자신에게 생각이 아닌 사각이 찾아와서 계속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 사각 속에서 혼자서 하루에도 수십번 장례식을 했었습니다. 박사님이 장례식 이야기를 하실 때 제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습니다. 다른 분들에 비하면 별 것 아닌데 말입니다. 정말 예후가  좋은 암인데 마음이 많이 힘들더라고요. 오랫동안 노래를 해온 사람인데 목소리를 잃을 수 있다고 의사가 말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이박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제 무식함의 극치를 깨닫고 얼굴을 못들 정도로 창피했었습니다.

여기에 도착한  첫날 둘째날에는 도레미파솔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목소리를 안 써야 된다고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박사님이 ‘연습하세요! 연습을 해야만 목소리가 좋아집니다.’라고 권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날이 언제인가 하면 우리들 모두가 다같이 바닷가에 가던 날이었습니다. recreation 시간에 모두가 노래를 부르고 그러는데 저는 그제서야 그날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해보는데 여기 비강에 소리가 딱 붙드라고요. 성악하는 사람은 비강에 소리가 붙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기분이 너무도 좋아져서 연습을 계속했습니다.

연습을 하다 보니까 목에서 피가 나오는 거예요. 연습을 하면 안되겠구나 하고 그 순간에 또다시 기가 팍 죽었습니다. 그러다가 너무도 신기하게도, 전에는 도레미파솔 밖에 소리가 나오지 못했었는데 이곳은 너무도 공기가 좋고 아름다워서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유치한 듯한 동요 따라부르기와 율동도 같이 병행을 하는데 차츰 기분이 너무도 좋아졌습니다. 그러면서 매일 매일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목소리가 도레미파솔 그리고 드디어 고음인 도레미까지 올라가는 거였습니다. 이곳에서 저랑 같이 방을 쓰는 친구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나 기뻐했는지를 말입니다.

이처럼 제 삶속에서 제 목소리가 바뀌어진 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픈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제가 일곱 살부터 하나님을 영접했었는데 하나님을 영접한 게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너무도 무섭고 야속한 하나님만 알아왔던 것입니다. ‘하나님, 저에게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요?’라고 원망하면서 하나님을 무섭게 알아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철저하게 저의 선택이었으며 제가 받아들인 결과였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기쁩니다. 모든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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