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님,
저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쭉 너무도 오랫동안 긴장 속에서 살아왔었나봅니다.
말없고 강직한 아버지, 자신의 일에만 열중인, 그러면서 편애가 심했던 어머니, 그리고
잘나고 똑똑한 형제들(모두 4형제) 틈새에서 살아남으려고
혹은 인정받기위해서
늘 긴장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 극도의 긴장감이 늘 저를 억매어왔고...그래서 그게 체질화되어 있습니다.
특히 연년생인 어여쁘고 참한 언니에 대한 무차별적인 어머니와 주변 친척들의 편애 때문에
무척 힘들었었습니다.
그런 결과로서,
사람들 만나는 것이 두렵고 힘듭니다.
사람들 속에 있을 때 몹시도 두렵고 nervous해서 괴롭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결코 평화롭지 못합니다. 자꾸 혼자 있고 싶어서
내 방에만 있습니다. 사람 만나는 것이 한편으로는 좋으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이 이중성이 저를 늘 흔듭니다.
그리하여
정서적으로 몹시 불안합니다.
이제 대인공포증까지 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 대인공포증은 아닌 듯 싶습니다.
사람들을 좋아하면서도 사람들을 만나면 가슴이 몹시도 뜁니다.
이렇다보니 암에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제 속에 들어 있는 정서불안감을 남에게
들키지 않게 하려고, 사람들 속에 섞여 있을 때 생기는 극대화한 불안감을 들키지 않으려고
유머와 위트로서 사람들을 웃기고 떠듭니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서 혼자되었을 때
웃고 떠들었던 만큼이나 괴로워서 밤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
사람들 속에서 nervous할 때는 속으로 가만 가만 아무도 모르게 속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그렇지만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두려워서... 사람들이 두려워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하늘가는 밝은 빛이 내 앞에 있으니...하고 미처 한 소절도 못불렀는데
벌써 노래를 잊어버립니다. 사람들 눈을 마주하는 순간에......
저는 이 정서불안증과 평생을 싸워왔습니다.
체질화된 uneasiness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이 극대화되는 긴장감때문에 대인관계도 원만치가 않습니다. 불편한 사람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심지어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불안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아니 제가 그들을 불편하게 했다는 게 더 정확하게 맞을 겁니다.
이제
이 고질화된 정서불안증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보다 더 적극적으로...
더 이상 방치해둘 수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