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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구 박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전립선암 환자와 사는 환자 가족입니다. 아픈 사람은 제 남편으로서 올해 71세입니다. 책임감이 무척 강한 남편은 인화단결을 강조하는 성격으로 집에서도 완벽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직장생활하면서 술과 고기, 그리고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쌓여 2014년 7월 24일  종합병원에서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남편은 꾸준히 명상공부를 해왔던 탓으로 크게 놀라지 않으면서 수술은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항암치료와 약에 대한 부작용을 아는지라 자기 몸에 맞는 자연요법을 따르며 몸을 다스렸습니다. 이상구 박사님 강의를 매일 들으며 뉴스타트가 제시하는 수행과정을 집에서 실천했습니다. 물론 술은 일체 먹지 않고 고기 양도 줄였습니다. 3년을 그리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던 남편이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겁니다. 119 응급실 도움으로 종합병원에 후송됐습니다. 병원 의사들은 크게 야단을 쳤습니다. 전립선암인 걸 알면서 병원치료를 소홀히 했으니 이런 사단이 생겼다는 겁니다. 병원에 가면 통과의례로 하는 CT검사, 뼈 조직 검사, 전립선 관련 내장 촬영 등 일련의 과정을 마쳤습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야 치료를 할 수 있다니 그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6일 간 병원에 입원하여 주는 약과 링거, 주변에서 떠드는 소음, 간호사의 한밤중 노크 없는 방문에 크게 놀라며 우리 부부는 진정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은 얼른 집에 가자고 했지만 결과에 따라 치료를 해야 한다기에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엉덩이, 허리, 가슴뼈까지 전이되어 잘못하면 뇌 전이까지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혹시 일어났을지도 모르니 머리 MRI 촬영도 해보자는 걸 남편이 거절하고 걸을 수 없게 만드는 진통을 제거하고자 동병원 통증클리닉에서 신경자극술을 받았습니다. 그걸 받고 나니 통증은 사라졌습니다. 그것만 해도 살겠다고 남편은 얼른 병원을 나가자고 했습니다.


이상구 박사님!

지금 남편은 전립선약과 정신과 치료약을 먹고 있습니다. 뼈 전이가 일어났다는 말을 들은 후 공황장애 증세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자면서 식은땀을 흘리고 악몽을 꿉니다. 불안감과 공포가 역습한 겁니다. 불면증으로 정신과 약을 먹고부터는 잠을 조금 잡니다. 약을 먹으면서도 남편은 자연요법에 대한 의지를 불태웁니다. 산을 걷고자 하나 너무 힘들어하고 야채식단을 선호하지만 이가 좋지 않아 잘 먹지 않습니다. 햇볕 쬐기는 발코니에서 조금 쬘 뿐이고 스트레스는 여전히 많이 받습니다. 뉴스타트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상구 박사님이 계신 설악캠프에 가고 싶지만 지금은 운전도 불가합니다.


제가 궁금한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병원에서는 방사선을 이용한 말기환자 처방이 있다고 수술을 권유합니다. 그건 싫다고 해 호르몬주사만 석 달에 한번 맞고 있습니다. 남편은 이대로 병원에서 하자는 대로 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고 합니다. 호르몬 주사도 끊고 약도 먹지 않으면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자연요법도 이렇게 심하지 않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지금은 너무 늦었으니 병원의 처방을 따르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박사님!

이토록 뼈 전이가 심하게 된 환자가 약도 먹지 않고 자연요법을 따르며 집에서의 생활을 원하는데 의사로 봤을 때 제대로 된 판단인지요? 남편의 오랜 투병으로 같이 강의를 듣다보니 저도 뉴스타트 이론을 잘 알며 현재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직도 자연요법에 대한 애정이 굉장합니다. 아내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편은 병원에서 절대 죽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현재는 입맛도 잃고 우울증이 있어 사람들을 안 만나려고 합니다. 밝고 유쾌한 사람이었는데 이번 여름 의사의 선고로 많은 충격을 받았나 봅니다. 남편이 차후 할 수 있는 방안과 아내로서 제가 실천할 수 있는 묘책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사님의 답장 기다립니다.

2017. 9.24.

부산에서 마리올림.

  • profile
    이상구 2017.09.25 19:07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군요.
    정말 답답하지만 님께서 원하시는 "묘책"이란 없습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서 원하는 치료를 하셔도
    치유를 위한 치료가 아니라 단순히 환자의 고통을 조금 덜어주는 정도일 것입니다.

    지금 이런 절박하신 상황에서는 "생명"만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홀로 서시는 명상 차원에서 "믿음" 차원으로 올인하셔야만 하는 시점에 도달하신 것 같습니다.
    인간의 차원에서는 해결이 없는 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 ?
    마리 2017.09.25 20:06

    답장 고맙습니다.
    이상구 박사님 강의를 들으며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남편이 설악 캠프에 꼭 가보고 싶다기에
    신청하여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몸 상태가 좋길 기도합니다.
    박사님의 웃음소리를 듣고 기적이 일어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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