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꽃이 아무리 예뻐도 보아 주는 이가 없으면 산책길가에 핀 하얀 찔레꽃 보다 못하고 혼자서 즐거워 하다가 쓸쓸하게 떨어지고 맙니다. 새벽마다 깨끗한 이슬에 목욕을 하고 혹여나 하는 마음에 기다려 보지만 저녁이 되면 깊은 고독에 빠지고 맙니다. 그대가 보아 주지 않는 꽃을 보며 혼자서 즐거워 해 보아야 외로움만 켜켜이 쌓이게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기뻐하고 있습니다. 장미처럼 아름답지도 못하고 백리향처럼 향을 저 멀리 보낼 수는 없지만 내 영혼에 그대 사랑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더 아름다운 꽃도 아니요 모든 사람을 매혹시킬 향도 아니랍니다. 그것이 없을지라도 그대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확증하는 마음을 내 영혼에 간직하고 싶습니다. 비록 세상에서는 아닐지라도 내 영혼이 그대 사랑을 보고 있으며 그대와 내가 한 생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대 보다 더 기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