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의 랑데브
최병룡
장마비 멈춘 이른 아침
저 환희의 율동을 너는 아는가
어쩌자고 마주잡고 박자 맞춰 아스팔트 위를
찍고 찍고 또 찍고를 반복하는 춤사위
아침도 거르고 저 사랑의 입마춤
축복에 겨워 황홀한 시간의 흐름
온갖 세상의 시름 잊고 어쩌자고 저리도
사랑의 율동을 즐기고 있는가
시간이 흔들릴 때 축제의 향연을 멈추려나
멈추어라 시간이여 저 하늘이 내 것 인 것을
드디어 율동을 멈추고 꽃밭으로 날아가
서로의 사랑을 다짐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만날 이별의 키스를 한다
어느날 한강변을 산책하다 한가롭게 사랑을 나누는
잠자리 한 쌍을 발견하고 쓴 시입니다
잠자리만토 못한 사랑이라 하더라도 때로는
그런 이별의 사랑이 그리울 때도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