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별빛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 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마음과는 따로 가는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 번 바위 위에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 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몸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 자갈밭을 그 앞에 놓아 두고 끊임없이 피흘리게 합니다, 풀잎 하나가 스쳐도 살을 베이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 해본 사람은 압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도종환시집 중에서- 날마다 드리고 싶어도 한 번도 드릴 수 없는 말 날마다 전하고 싶어도 한 마디도 전할 수 없는 말 가슴에 불타고 있는 내 사랑의 불길에 목이 타고 애간장이 녹아도 못내 당신을 사랑한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 바보라서 입니다 가슴은 이렇게 뜨거운데 당신 앞에 내 마음을 보일 수가 없습니다 내 사랑을 알거라고 믿으며 당신의 깊은 사랑을 새기며 그저 말없이 사랑하렵니다 당신 가슴안에서 따스한 추억처럼 말없이 사랑하렵니다 사랑한다 하여도 사랑하지 않는다 하여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말이 없어도 표현하지 않아도 우리 사랑함은 영원이 지지 않는 불변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