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사이’가 필요하다.
그래서 인간(人間)이라는 단어 속에는
간(間)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것 같다.
부부사이에도 사이가 있어야 한다.
사이가 좋고 나쁨에 앞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간격(間隔)이다.
친할수록 조심스러워야 하고
부부 사이에도 예절이 필요하다.
사람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것이야말로
상호 소통을 가능케 해 주는 것이다.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거리가 있다.
그것이 우정이 되기도 하고
어찌할 수 없는 애증이 되기도 한다.
그 사이가 ‘생각’이 아닐까?
사람 간의 관계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사람 사이의 거리가 달라지는 것을
연구하는 접근학에서는
사람 사이의 가장 친밀한 거리를
45Cm에서 90Cm 사이라고 한다.
이 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을
구분하는 중요한 선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불쑥 넘어오게 되면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이 가장 살갑게
이야기 하려면 얼굴 길이의 갑절에서
세 곱절 정도의 거리에서 대화를 하라고 한다.
이 정도의 거리라면 너무 가깝지도,
아주 멀지도 않아서 다른 곳에 한눈을 팔지 않고
자기 앞의 상대방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이 거리를
‘사랑의 거리’라고 하는데 많은 연인들이
그 정도의 거리에서 마주앉아 한시도
서로 눈을 못 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너무 가까이서 자주 마주치다 보면
비본질적인 요소들 때문에
그 사람의 본질을 놓치기 쉽다.
아무리 좋은 사이라도
늘 함께 어울려 치대다 보면
범속해 질 수 밖에 없다.
사람과 사람사이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받혀 주어야
신선감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새겨 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