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라산 둘레길에 피었던 꽃들이 다시 피고 있습니다. 잊지않고 다시 찾아준다는건 참 감사한 일입니다.
지난 삼년, 내 안을 정리했습니다.
버릴건 버리고 채울건 새로 채우며 정한 우선순위를 따라 모든 것들을 다시 셋팅했네요.
그리고 이제 다시 나서는 길은 상쾌합니다.
안개가 자욱합니다. 끝이 보이진 않아도 길은 길에 연함을 알기에 두려움은 없습니다.
바삐 걷다 놓친 것들을 살펴봅니다. 새로운 눈엔 모든 것이 새롭기에.
닿는 모든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눌린 것들을.
저기
어느새 어둠 내리고
머얼리 집들이 잠든 자리
하나 둘 꿈꾸 듯 등이 켜지면 꽃들도 마침내 어둠에 잠기고.
잠시 앉았던 자리
온기를 뒤로하고 미련없이 떠나온 곳을 향해 발길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