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것의 유익은 무엇일까. 무슨 까닭이 있어 우린 소위 말하는 고해와 같은 인생을 더 항해하길 원할까. 오늘 1부 마지막 날 박사님 강의 주제가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랑 꼭 같았다.
오십 초반 삶이 안정되었을 때 문득 바라본 미래, 남은 것은 늙어가야 하는 것 뿐이었다. 허무했다.
아름다운 것들은 지나온 저 뒤에 남겨있을 뿐 나는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밀려가고 있었다.
두려웠다. 그리고 육십고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그 때 난 한가지를 잊고 있었다. 꽃은 시들면 그뿐이지만 인간은 다시 재 탄생하는 존재라는 것, 또 다른 새로운 삶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그 것은 젊고 찬란했던 스물나이에 견줄만 했다. 아니 더 깊은 향기가 있는 삶이었다.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마침내 사랑의 기쁨을 알게 되는 것 처럼 시간이 지나야만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을 깨닫기 전 삶이 끝났더라면 결코 알 수 없었던 것들, 세상은 아름답고 사랑하는 사람을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 기쁨이 있듯 세상을 만든 존재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학생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내가 싫어하던 과학과 수학을 공부해보고 싶다.
과학적 지식을 갖는다는 것은 하나님이 창조한 미시의 세계와 거시적 세계를 이해함에 있어 훌륭한 연주자가 음악을 깊이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과 같은 감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는건 행복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좋은 사람이 되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 새로운 것들을 알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나는 여기서 더 전진하고 싶다. 신이 허락한 시간의 끝까지.
어렸을적 들로 소풍가면 점심시간 즈음 선생님은 작은 종이 쪽지를 돌맹이 아래나 나무껍질 혹은 덤불 속에 숨겨둔다. 우린 그걸 보물찾기라 불렀다.
그 시간이 되면 우린 다 같이 함성을 지르며 숲으로 달렸다. 그 것을 찾아내곤 우린 얼마나 즐거웠던가.
다가오는 시간 구석구석에 숨겨진 것들을 기쁨으로 줍고 싶다.
구름을 들춰 하나님 얼굴을 찾아봐야지, 꽃잎을 세어보고 누가 꽃잎의 수를 정했는지 바람에게 물어보리.
어린 아이처럼 살리라. 작은 것에 감동하며 바람처럼 살아야지.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