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저자 bonpon ※역자 이민영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2019.2.8.
★책소개
하얗게 센 머리와 꼿꼿이 선 포즈, 닮은 듯 다른 옷차림을 하고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는 노부부. 인스타그램 유저라면 한 번쯤 본 적도 있을 법한 그 사진 속의
주인공들은, 일본의 한 도시에 살고 있는 60대 부부 bon(남편)과 pon(아내)이다.
퇴직 후 특별할 것 없는 일상, 부부만의 기록을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던 것뿐인데,
어느새 80만 명의 글로벌 팬을 거느리며 유명해진 그들은 “이런 부부가 되고 싶다”,
“이렇게 늙어가고 싶다”, “나이 드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반응을 얻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이런 멋쟁이 노부부의 삶에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삶의 마지막 터전 찾기에서부터 돈을 거의 들이지 않는 간소한 생활,
은퇴 이후 노년의 삶을 즐기는 기술과 4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는 원만한
부부 사이의 비결까지, 전 세계 SNS 유저들이 먼저 주목한 이 남다른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행복한 노년의 삶, ‘세컨드 라이프’의 힌트를 얻어보자.
★목차
시작하면서
1 세컨드 라이프 시작하기
새로운 곳에서 살아볼까?
언젠가는 더욱 나이를 먹을 테니
2 삶의 마지막 터전 찾기
우리가 꿈꾸는 노후
동네가 정해지면 다음은 집
낡은 아파트를 수리하다
3 이사는 고된 작업
드디어 날을 잡았다!
살림살이를 처분하다
마침내 이사 당일
예상치 못한 고생
4 집안을 정리하다
미니멀 라이프, 적절한 크기로 줄이자
수납장에 들어갈 만큼만
아끼는 물건은 계속 사용해요
색을 맞추다
고양이의 이사
생활을 장식하는 작은 즐거움
5 멋을 즐기다
염색을 그만두니 바뀐 것
커플 코디의 계기
이런 식으로 입고 있어요
역시 클래식한 스타일이 좋아
우리 부부의 옷장 속
옷 가격은 정해 놓았어요
양말과 구두를 고르는 법
가방이 주는 즐거움
마침내 찾아낸 안경
믿고 사는 브랜드
멋을 위한 뺄셈
잡지에서 배우다
6 음식도 간편하게
둘이서 장을 보며 산책
하루 두 끼, 적당히 해결하는 식사
식기는 10분의 1로 줄였어요
7 매일 이렇게 살고 있어요
가사는 둘이 함께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의 하루
커피는 커플 머그컵에
대화는 적지만 자연스러운
노르딕 워킹을 시작했어요
고양이가 전부 알아줘요
믿음이 있는 삶
8 부부로 산다는 것
우리의 만남과 결혼
컴퓨터 속 세상
일과 가족
하나가 되어 비로소 온전해지다
다툼
결혼기념일에는 짧은 여행
SNS로 달라진 삶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단독 인터뷰 01 pan 씨에게 묻다
단독 인터뷰 02 bon 씨에게 묻다
마치면서
옮긴이의 글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물건을 며느리가 함부로 처분해도 될지 망설이는 나를 대신해,
남은 물건을 전부 처분해 준 언니에게는 정말 고마워하고 있답니다.
그때 딸들에게는 절대 이런 고충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정도예요.
우리가 온갖 물건들로 가득 찬 이 오래된 집에서 계속 산다면, 언젠가 그 처분은
딸들의 몫이 되겠지요. ___p.16
모던한 패션에, 새빨간 립스틱. 꽤 시선을 끄는 스타일이지만 사실 저는 내향적이라,
눈에 띄는 차림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다만, 굳이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뭐라던 무슨 상관이야,
나만 즐거우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했어요. 백발이 되어 새로운 멋을 알게 되다니.
나이를 먹고 나서야 즐길 수 있는 일도 있다는 걸 깨달았답니다. ___p.100
이런 식으로 매일의 식사를 간단하고, 부담 없이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은 bon이
‘아무거나 좋다’고 말해 준 덕분이에요. 만약 매 끼니마다 제대로 차린 음식이
아니면 싫다는 남편이었다면, 이런 식의 간단한 식사는 꿈도 꾸지 못했을 거예요.
젊은 시절 몹시 가난했던 우리의 마음속 밑바닥에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뭐든지 좋다’는 생각이 있지 않나 싶어요. ___p.155
그렇게 산책 겸 쇼핑을 하면서 두 사람이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아요. 두 사람 모두 그다지 말이 많은 타입은 아니어서, 대화라고 해야
‘오늘은 덥다’거나 ‘이걸 살까’ 하는 정도랍니다. 활기차게 대화를 나누는 부부를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분명 어느 한쪽이, 아니면 양쪽 모두 말하기를
좋아는 것이겠지요. 우리 부부는 묵묵히 걸을 뿐이지만, 굳이 대화가 없어도
옆에 있으면 안심이 되고,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 즐겁고, 편안해요. 세상에는 여러 부부가 있고, 저마다
다른 모습일 거라 생각합니다. ___p.175
고양이는 신기한 동물로, 평소에는 제멋대로인데다가 말도 잘 듣지 않으면서도
내가 우울해하거나 울고 있으면 어느덧 가까이 다가와 가만히 지켜보곤 한답니다.
그런 고양이의 무심한 듯한 따뜻함에 지금까지 몇 번이나 위로를 받았는지 몰라요.
지금 키우는 고양이는 벌써 11년째 함께하고 있는데, 마치 나에 대해 전부 알고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어요. 게다가 이렇게 귀여운 대상이 있으면 부부
두 사람의 대화도 늘어나요. 고양이를 위해 청소를 하는 면도 있고, 사료나 배변
처리도 신경 써야 해요. 속박이 없는 생활에 느슨하고도 적당한 리듬을 주는
존재랍니다. ___p.183
본래 우리는 서로에게 없는 면에 끌려 좋아하게 되었어요. bon은 ‘pon의 결단력은
놀라워. 생각이 자유롭고, 추진력도 뛰어나’라고 생각하고, pon은 ‘bon의 온화한
인품에 항상 의지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르기 때문에 함께 있어 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껴요. 잘하는 분야도 달라요. 그래서 둘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전해진답니다. 서로를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홀로 남게 되었을 때의
두려움은 늘 따라다녀요. 두 사람 모두 한쪽 부모님을 일찍 여의었기에
실감하는 두려움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어쨌거나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어요. 그래서 항상 오늘을 소중히 하자고 생각합니다. ___p.205
이제는 퇴직한 상태인데, 아무러면 어떻습니까? 퇴직하고 나니 정말 사회라든가
회사와 엮인 세상, 고객과의 관계는 사라져 버렸어요. ‘이런 일을 하고 있으니
이런 행동은 불가능하다’는 속박도 완전히 사라지고, ‘내일은 절대로 늦잠을
자서는 안 돼’라는 제약도 없어요. 게다가 사는 장소가 바뀌니 정말 삶을
리셋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것을 해도 괜찮아요.
빨간 양말도 괜찮아요. 조금 부끄럽지만, 아내와 함께라 좋습니다. ___p.235
그리고 내일 당장 어떤 일이 생길지 우리는 몰라요. 지금 느끼는 매일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잃은 후에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요.
그래서 지금을 소중히 하고 싶어요. 우리 자신을 위해 늘 겸허한 마음으로,
항상 웃으며, 즐겁게 살고 싶어요. ___p.243
※불필요한 것은 모두 버리고 눈앞의 서로에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비슷한 옷을 입고,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그들.
염색하지 않은 흰 머리에, 너무나 꼿꼿해 조금은 어색한 자세가 사랑스러운
노부부 bon과 pon은 어느 날 딸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SNS 스타로 떠올랐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계정 ID인 ‘bonpon511’은 두 사람의
닉네임과 결혼기념일(1980년 5월 11일)에서 따온 것으로, 팔로워 수는 현재
80만 명에 달한다. 부부의 모습을 지켜보는 전 세계 SNS 유저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겁다. 수만 개의 ‘좋아요’는 물론, ‘나이가 들면 이렇게 살고 싶다’,
‘정말 멋진 부부다’라는 댓글이 다양한 언어로 쏟아진다.
이 책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궁금해하는 부부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실 그들이 걸어온 삶은 남다를 것이 없었다. 평생 함께 있고 싶어 결혼했지만,
정작 직장과 집에서 각자 치열한 세월을 보내다 딸들이 독립하고,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bon이 퇴직을 한 후 정신을 차려보니 비로소 다시 둘만 남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들은 온전히 부부만의 시간을 갖게 된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그러하듯,
그들만의 방식으로 노년의 삶을 채우기로 결심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오늘도 둘이서 맑음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부부가 오랜 시간 동안 공동의 삶을 유지한 적이 또 있을까.
기대 수명이 채 60세도 되지 않던 시절에 비해, 이제 우리에게는 25년 넘는 시간이
덤으로 주어졌고 결혼한 이들이 함께 살아야 하는 기간도 그만큼 늘어났다.
은퇴 후 제2의 인생, 소위 ‘세컨드 라이프’란 대개 두 사람의 삶이 중심이 될 것이다.
저자들 역시 삶의 마지막 터전을 선택, 낯선 곳에서 둘만의 삶을 살아보기로 했다.
오랫동안 시어머니, 두 딸과 함께 살던 단독주택에서 노부부를 위한 작은 아파트로
옮기는 과정은 그야말로 소유물을 10분의 1로 줄이는 일이었다. 물건을 줄이다 보니
생활도, 생각도 간소해졌다. 하찮은 것에 쓰던 힘과 에너지를 이제는 진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 쏟아 붓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새로운 일상은 다정함과 소소함의 연속이다.
집안일을 나누어 하고, 작은 것에 적당히 만족하고, 남의 시선보다 자신의
즐거움에 집중하는 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왜 세계의 많은 이들이 이 부부의 삶에 열광하는지 이유를 알 듯도 하다.
이들처럼 아기자기 재미있게 살 수 있다면 나이 드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책장을 넘기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다.
※나이를 먹은 후에야 즐길 수 있는 일도 있답니다
물론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는 패셔니스타답게, 부부가 직접 알려주는 커플룩
연출 팁도 빼놓을 수 없다. 부부는 ...옷을 맞춰 입고 산책을 겸해 장을 보러 가기도 하고,
미술관이나 카페에서 데이트를 즐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커플룩 사진은 벌써 300여 장을 넘어섰는데, 자세히 보면 옷이
많은 게 아니라 평소 애용하는 아이템 몇 가지에 더해 컬러와 패턴, 소재 어느 한쪽을
맞추어 다양한 스타일링 센스를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bon & pon 커플에 대해 알면 알수록 궁금해지는 그들의 과거 즉 연애와 결혼,
다툼 등의 이야기와 함께 권말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 인터뷰 또한 이 책에서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젊었을 때처럼 뜨겁지는 않지만 옆에 있으면 안심이 되고, 굳이 대화가 없어도
즐겁고 편하다는 bon과 pon. 자신들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고 손을 내저으며,
세상에는 여러 부부가 있고 저마다 다른 모습일 거라 생각한다는 그들의 말 속에
행복의 힌트가 있는 것 같다. 남은 삶을 즐겁게 채우는 것은 결국 나답게
보내는 일상에 달려 있다는 것.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를
통해 우리는 매일의 소소한 행복이 가져다주는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