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나 예수와 같은 성자의 그림에서 뒤에 훤한 빛이 둘러싸여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몸 뒤에서 발하는 빛이라는 의미로 ‘후광(後光)’이라 불린다. 종교의 영역에서 관심을 끌 만한 이 후광을 이론물리학자가 탐구하고 있어 화제다. 서울대 물리학과 소광섭 교수다.
생명체의 기본 구성단위인 세포(왼쪽)는 미토콘드리아(오른쪽)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갖고 생장과 분열 등 생명기능을 수행한다. 이때 발생하는 미약한 가시광선을 100만배 증폭시켜 빛의 양을 측정하면 세포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연세대에서 한일 공동 주최로 열린 ‘국제 생명정보과학 학술대회(ISLIS)’에서 소 교수 연구팀은 ‘생명의 빛’이란 뜻의 ‘바이오포톤’ 개념을 소개하고 이를 이용한 간편한 ‘건강진단 장치’의 가능성을 제시해 화제를 모았다. 바이오포톤은 생명체란 뜻의 ‘바이오(bio)’와 빛 알갱이, 즉 ‘광자(photon)’의 합성어다.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인 이중성을 갖는다. 그런데 빛을 입자의 측면에서 파악하면 우리 눈에 한번에 들어오는 빛(가시광선) 속에는 수천만개의 광자가 포함돼 있다.
흥미로운 점은 생명체도 광자를 뿜어낸다는 것. 소 교수는 “예를 들어 손바닥에서 초당 수백개의 광자가 나오고 있다”며 “밝기로는 별빛의 1만분의 1보다 약해서 우리 눈에는 관측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사실 소 교수가 독창적으로 발굴한 내용이 아니다. 바이오포톤의 개념은 1920년대 옛 소련에서 처음 제시됐으며 이후 독일과 일본에서 1970년대부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개발돼 왔다. 최근에는 광증폭기로 이 미약한 빛을 100만배 이상 증폭할 수 있어 마침내 ‘생명의 빛’이 기계로 관찰되기 시작했다.
이 빛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생명체의 기본단위인 세포다. 세포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소형발전소’에서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이때 미약하나마 가시광선이 나온다는 것.
소 교수는 “이는 외국 연구자들에 의해 실험실에서 동물이나 식물 세포를 통해 증명된 사실”이라며 “인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 3년간 실험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산업자원부 ‘산업기초기술개발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손에서 나오는 수백개의 빛 알갱이(광자)를 관측해 사람이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알아낼 수 있는 장치가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그는 인체에서 가장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부위인 손을 주목했다. 먼저 햇빛이 없는 어두운 실내에서 1시간 정도 가만히 ‘적응과정’을 거친다. 햇빛에 포함된 광자가 몸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기다리는 시간. 이후 두 손을 소 교수팀이 개발한 ‘생체광자 진단장치’에 올려놓고 각각 3분씩 손바닥과 손등을 대고 있는다. 흥미롭게도 정상인과 중풍환자, 심장질환자 등 환자 여러 명을 시험적으로 비교한 결과 왼손과 오른손의 광자 발생량이 특이한 패턴을 보였다. 예를 들어 정상인은 손등과 손바닥에서 나오는 수가 일정한 반면 심장질환자의 경우 좌우 손등에서 발생하는 수가 크게 달랐다. 이 연구내용은 1년 전 국내에서 특허가 출원된 상태.
소 교수는 “신체 장기의 일부가 손상될 경우 그 부위의 세포들이 이를 치료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며 “이 과정에서 많은 광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환자는 기능적으로 좌우 균형이 깨지기 쉽기 때문에 좌우 손등과 손바닥의 광자 방출에 영향을 미쳐 독특한 패턴이 나타난다는 해석이다.
이 연구논문은 네덜란드에서 발행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광화학 및 광생물학회지’에 조만간 게재된다.
소 교수는 “신체 전체를 관측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다면 사람마다 제각기의 ‘후광’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수양을 많이 쌓아 심신이 안정될수록 마치 성자의 후광처럼 은은한 빛이 관찰되지 않을까 하는 가설도 세워봄직하다.
(동아사이언스 에서 퍼온글)
생명체의 기본 구성단위인 세포(왼쪽)는 미토콘드리아(오른쪽)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갖고 생장과 분열 등 생명기능을 수행한다. 이때 발생하는 미약한 가시광선을 100만배 증폭시켜 빛의 양을 측정하면 세포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연세대에서 한일 공동 주최로 열린 ‘국제 생명정보과학 학술대회(ISLIS)’에서 소 교수 연구팀은 ‘생명의 빛’이란 뜻의 ‘바이오포톤’ 개념을 소개하고 이를 이용한 간편한 ‘건강진단 장치’의 가능성을 제시해 화제를 모았다. 바이오포톤은 생명체란 뜻의 ‘바이오(bio)’와 빛 알갱이, 즉 ‘광자(photon)’의 합성어다.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인 이중성을 갖는다. 그런데 빛을 입자의 측면에서 파악하면 우리 눈에 한번에 들어오는 빛(가시광선) 속에는 수천만개의 광자가 포함돼 있다.
흥미로운 점은 생명체도 광자를 뿜어낸다는 것. 소 교수는 “예를 들어 손바닥에서 초당 수백개의 광자가 나오고 있다”며 “밝기로는 별빛의 1만분의 1보다 약해서 우리 눈에는 관측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사실 소 교수가 독창적으로 발굴한 내용이 아니다. 바이오포톤의 개념은 1920년대 옛 소련에서 처음 제시됐으며 이후 독일과 일본에서 1970년대부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개발돼 왔다. 최근에는 광증폭기로 이 미약한 빛을 100만배 이상 증폭할 수 있어 마침내 ‘생명의 빛’이 기계로 관찰되기 시작했다.
이 빛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생명체의 기본단위인 세포다. 세포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소형발전소’에서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이때 미약하나마 가시광선이 나온다는 것.
소 교수는 “이는 외국 연구자들에 의해 실험실에서 동물이나 식물 세포를 통해 증명된 사실”이라며 “인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 3년간 실험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산업자원부 ‘산업기초기술개발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손에서 나오는 수백개의 빛 알갱이(광자)를 관측해 사람이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알아낼 수 있는 장치가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그는 인체에서 가장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부위인 손을 주목했다. 먼저 햇빛이 없는 어두운 실내에서 1시간 정도 가만히 ‘적응과정’을 거친다. 햇빛에 포함된 광자가 몸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기다리는 시간. 이후 두 손을 소 교수팀이 개발한 ‘생체광자 진단장치’에 올려놓고 각각 3분씩 손바닥과 손등을 대고 있는다. 흥미롭게도 정상인과 중풍환자, 심장질환자 등 환자 여러 명을 시험적으로 비교한 결과 왼손과 오른손의 광자 발생량이 특이한 패턴을 보였다. 예를 들어 정상인은 손등과 손바닥에서 나오는 수가 일정한 반면 심장질환자의 경우 좌우 손등에서 발생하는 수가 크게 달랐다. 이 연구내용은 1년 전 국내에서 특허가 출원된 상태.
소 교수는 “신체 장기의 일부가 손상될 경우 그 부위의 세포들이 이를 치료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며 “이 과정에서 많은 광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환자는 기능적으로 좌우 균형이 깨지기 쉽기 때문에 좌우 손등과 손바닥의 광자 방출에 영향을 미쳐 독특한 패턴이 나타난다는 해석이다.
이 연구논문은 네덜란드에서 발행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광화학 및 광생물학회지’에 조만간 게재된다.
소 교수는 “신체 전체를 관측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다면 사람마다 제각기의 ‘후광’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수양을 많이 쌓아 심신이 안정될수록 마치 성자의 후광처럼 은은한 빛이 관찰되지 않을까 하는 가설도 세워봄직하다.
(동아사이언스 에서 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