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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은 눈치 채지 않게 그의 계략을 성취하기 위하여 자기의 기만의 목적을 이루는 데 잘 맞는 변장물 즉 뱀을 매개로 사용하기로 선택하였다. 당시 뱀은 지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아름다운 동물 중의 하나였다. 그것은 날개가 있었는데, 공중으로 날 때에는 금빛 광택이 나는 눈부신 모습을 나타냈다. 뱀이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금단의 나뭇가지에 앉아서 맛좋은 실과를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은 보는 자의 주의를 끌고 눈을 즐겁게 하는 장면이었다. 이와 같이 평화의 동산에 먹이가 나타나기를 지켜보고 있는 파괴자가 숨어 있었다.

천사들은 하와에게 동산에서 날마다의 노동을 하는 동안에 남편을 떠나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남편과 함께 있으면, 그 여자는 홀로 있을 때보다 유혹에 빠질 위험이 적을 것이었다. 그러나 자기의 즐거운 일에 몰두하여 그 여자는 무의식중에 남편의 곁을 떠나 돌아다녔다. 하와는 자기가 홀로 있는 것을 알자, 위험에 대한 불안을 느꼈으나, 자기는 악을 분별하고 대항할 충분한 지혜와 능력을 가졌다고 단정하고 자기의 공포심을 물리쳐 버렸다. 천사의 경고를 잊은 채 그는 곧 호기심과 감탄이 뒤섞인 중에 금단의 나무를 바라보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였다. 그 열매는 매우 아름다웠다. 그 여자는 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이 과실을 금하셨을까 하고 자문하였다. 바로 이때가 유혹자의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이 여인의 마음의 생각들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양 그 여자에게,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라고 말을 걸었다. 하와는 자기 생각의 메아리를 듣는 것 같았으므로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러나 뱀은 계속하여 음악적인 음성으로 그 여자의 탁월한 아름다움을 교묘히 칭찬하였고 그의 말은 불쾌감을 주지 않았다. 그 여자는 그 곳으로부터 도망하지 않고 뱀이 말하는 것을 듣고자 이상히 여기며 그 곳에서 지체하였다. 천사와 같은 존재가 그 여자에게 말을 걸었었더라면 그 여자의 공포심이 자극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매혹적인 그 뱀이, 타락한 원수의 매개물이 될 수 있으리라고는 조금도 생각지 않았다.

유혹자가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는 질문에 그 여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동산 나무의 실과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 3:2~5).

그는 이 나무의 과실을 따 먹는다면 그들은 더욱더 높은 존재의 영역을 획득할 것이며 더욱 넓은 지식의 분야로 들어갈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자기 자신도 금단의 과실을 먹어 보았으며, 그 결과 말하는 능력을 얻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여호와께서 그들이 그분과 동등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하시기 위해 그들에게 그것을 금하신 것이라고 교묘하게 암시하였다. 그는 이 나무의 실과는 지혜와 능력을 주는 놀라운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분께서 그들에게 그것을 먹는 것뿐 아니라 만지는 것까지도 금하신 것이라고 말하였다. 유혹자는 하나님의 경고는 사실 그대로 성취되지 않을 것이며, 단순히 그들을 위협하려고 의도된 것이라고 암시하였다. 그들이 죽는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은 이미 생명나무의 과실을 먹지 않았던가? 하나님께서 그들이 한층 더 고상하게 발달하고, 더 큰 행복을 발견하는 것을 막으시려 노력해 오셨다고 그는 암시하였다.

뱀은 금단의 나무 과실을 따서 그것을 반쯤 싫어하는 하와의 손에 놓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하나님께서 그들이 죽지 않도록 이것을 만지지 말라고 하셨다는 여자 자신의 말을 그 여자에게 상기시켰다. 그 여자가 과실을 만져도 아무 해가 없는 것처럼 그것을 먹어도 해가 없으리라고 그는 단언하였다. 하와는 그것을 만졌지만 아무런 해로운 결과도 생기지 않는 것을 알자 더욱더 대담해졌다. 그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 먹”었다. 그것은 맛이 좋았으며, 그는 먹는 순간 활력을 느끼는 것 같았으며, 스스로 일층 더 고상한 생존 상태에 들어가고 있다고 상상하였다. 두려움 없이 그 여자는 따서 먹었다. 그리고 이제 범죄한 그 여자는 자기 남편을 멸망시키는 일에 사단의 대리자가 되었다. 이상스럽고 부자연스럽게 흥분된 상태에서 금단의 과실을 두 손에 들고 그 여자는 남편이 있는 곳을 찾아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말하였다.

아담의 얼굴에는 슬픈 빛이 떠올랐다. 그는 놀라고 근심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와의 말을 듣고 그는 그것이 그들이 경고를 받아왔던 원수임에 틀림없으며 하나님의 선고대로 그 여자는 죽을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그 말에 그 여자는 그들이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는 뱀의 말을 반복하면서 그에게 먹도록 재촉하였다. 그 여자는 하나님께서 불쾌히 여기시는 아무런 증거도 느끼지 못했으며, 오히려 하늘의 사자들을 고무시키는 그런 새로운 생기로 모든 기능들에 감동을 주는 상쾌하고 기분 좋은 감각을 느꼈기 때문에 뱀의 말이 틀림없이 참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아담은 그의 반려자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었다는 것, 그들에게 충성과 사랑의 시금석으로 부과된 단 하나의 금령(禁令)을 무시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심중에는 무서운 투쟁이 있었다. 그는 그가 하와로 하여금 그의 곁을 떠나 방황하게 허락한 것을 슬퍼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는 그렇게 큰 기쁨으로 교제하던 그 여자와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아담은 하나님과 거룩한 천사들로 더불어 교제하는 기쁨을 누렸었다. 그는 창조주의 영광을 바라보았었다. 그는 인류가 하나님께 충성되기만 한다면, 그들 앞에 열릴 고귀한 운명을 깨닫고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축복들은 그의 눈에 다른 모든 것을 능가하는 것처럼 보인 한 선물을 잃어버릴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창조주께 대한 사랑, 감사, 충성, 이 모든 것은 하와에 대한 사랑에 눌리어졌다. 그 여자는 아담 자신의 한 부분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이별한다는 생각만 해도 견딜 수 없었다. 그는 땅의 진토에서 자기를 활력 있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창조하시고 그를 사랑하사 그에게 반려자를 주신 그 같은 무한하신 능력자께서 그 여자 대신 다른 반려자를 주실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는 그 여자와 운명을 같이하기로 결심하였다. 그 여자가 죽어야 한다면, 그도 그 여자와 함께 죽을 것이었다. 결국 현명한 뱀의 말이 참일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그는 추론하였다. 하와는 불순종의 행위를 하기 전과같이 아름답고 표면상으로 무죄한 것처럼 그의 앞에 있었다. 그 여자는 전보다 더 큰 사랑을 그에게 표시하였다. 그 여자에게 아무런 죽음의 징후도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는 담대히 그 결과를 무릅쓰려고 결심하였다. 그는 그 과실을 쥐고 급히 먹었다.

이 글은 엘렌화잇의 <부조와 선지자>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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