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분이 많이 아픕니다. 그에게 위로와 용기의 말을 해주고 싶은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일을 하는 도중에 이상구박사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수십번은 들었을 강의인데 오늘도 새롭습니다.
날 때 부터 소경인 사람의 이야기가 성경 요한복음 9장 1절에 나옵니다.
제자들과 주변의 사람들은 이 사람이 소경이 된 원인을 누구 탓이냐고 묻습니다. 소경이 잘못했는지, 아니면 그 부모가 잘못했는지.
예수는 어느 누구의 탓도 하지 않으면서 그 사람이 소경이 된 이유에 대해서만 대답합니다. "이 사람이나 그 부모가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니라(요9:3)"
제가 아는 지인에게, 그리고 그 가족에게 감사하라고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해야 더욱 빨리 회복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사지 멀쩡한 제가 어떻게 말기암환자인 그에게 감사하라고 말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밥세끼 잘 먹고 물 마시고 싶을 때 물 마실 수 있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고, 운동하고 싶을 때 운동할 수 있는 제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걷는 그에게 어찌 그렇게 말 할 수 있을까? 이건 위선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소경의 이야기를 통해 그에게 감사하라고, 감사해야 한다고 말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위의 소경이 사람과 사물을 보지 못하듯 하나님을 대면하여 보지 못하고 지금은 건강하지만 언젠가 흙으로 돌아가게 될 수 밖에 없는 저는,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소경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죽을 수 밖에 없게 된 지금, 위의 제자들과 같이 왜 아담은 손을 뻗어 하와가 주는 선악과를 먹었는지, 하와는 왜 아담을 떠나서 뱀의 말을 들었는지, 하나님은 왜 사단이 지구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했는지, 아니 왜 사단을 만들었는지, 다른 누군가를 탓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예수는 우리에게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나 분명한 것은 이 말을 한 후에 소경의 눈을 뜨게 했다는 것입니다.
말기암 환자인 그도, 사지 멀쩡해 보이는 저도, 우리 모두도 결국에는 눈을 떠서 이 소경이 사람들과 사물들을 보고 결국엔 예수를 만났듯이 하나님을 대면하여 볼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힘들지만 감사하라고 말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이곳에 오시는 여러분들께도 '감사하세요'라고 더욱 진실하게 말씀해 드릴 수 있어서 더욱 기쁩니다.
여러분, 힘내시고 감사하는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조석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