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학가 기쿠치간을 기념해 제정된 '키쿠치간' 상을 수상한
일본 게이오대 의대 수석 졸업한 '곤도 마코토' 의사가 쓴 책 중 일부분을 소개합니다.)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이후로 일본인은
방사선 피폭 문제에 대해 아주 민감해져 있다.
“저선량 방사선이라면 안전하다” 거나 “미량이라도 위험하다” 는 식의
그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사항에 관해 정보를 모으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뢴트겐 검사(X선 검사)나 CT 검사 등에 의한
‘의료 피폭’ 에는 무관심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건강한 사람이 방사선에 대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방사선 검사이다.
방사선은 세포 속의 DNA(유전정보)를 무조건 손상시킨다.
촬영시 노출된 방사선 양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반드시 발암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국가나 의료기관은 의료 피폭의 위험은
거의 없다는 식의 거짓말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원자력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국가나 전력회사는
"원자력발전은 안전하다. 방사선 위험은 없다” 라고 강조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후에도 이에 대해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사들도 값비싼 기계의 본전올 뽑아야 하고,
환자에게 직접 문진이나 청진을 하는 것보다 손쉽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으므로
“일단”,“만일을 위해” 라는 말로 안이하게 CT 검사를 권한다.
일본의 CT 장치 수는 단연 세계 1위로,
전 세계 설치 대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1993년에 8,000대에 달하던 장치가, 2003년에는 1만 4,000대로 늘어났다.
하지만 방사선 검사에 의한 국민 피폭선량과 검사로 인한
발암 사망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4년 의학지〈란셋(The Lancet)〉에
"일본인 암 사망률의 3.2퍼센트는 의료 피폭이 원인"
이라는 영국의 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CT 검사는 X선 발생 장치가 360도 회전하며
몸에 X선을 투과시켜 촬영하는 것으로,
검출 결과를 컴퓨터로 재구성하여 인체의 단면 영상을 얻는다.
CT 검사의 피폭선량(인체가 받는 방사선 양)은
일반 X선 촬영의 200~300배나 된다.
단 한 차례의 CT 촬영으로 발암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45세 성인의 경우
전신 CT를 한 번 받는 것만으로 1만명 중에 8명(0.08퍼센트)이,
30년동안 매년 CT 검사를 받는다면 1만 명 중에 190명(1.9퍼센트)이
'피폭에 의해 발암 사망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흉부에 국한된 CT 검사에서도
의료 피폭선량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국가가 피난 기준치로 설정한 ‘연간’
피폭선량은 20밀리시버트(mSv)이다.
그런데 흉부 CT 검사의 경우,
1회 검사를 하면 그 절반에 해당하는 10밀리시버트에
해당하는 수치에 노출된다.
게다가 ‘조영 CT’ 검사의 경우는 1회 촬영한 뒤 조영제를 정맥에 주사하면서
다시 한 번 촬영을 하기 때문에,
2회 촬영을 하게 되어 결국 20밀리시버트에 노출된다.
복부와 골반 CT 검사의 경우는 피폭량이 더 많아
1회 촬영만으로 20밀리시버트에 노출된다.
여기에 조영 CT 검사까지 받으면 그 배가 되는 것이다.
사실,일본에서 행해지는 CT 촬영의 80~90퍼센트는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뢴트겐 검사는 병원에서 받을 때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회사나 지역에서 편이를 위해 검진 차에서 받는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
검진 차의 뢴트겐 장치는 간접 촬영 장치이므로,
병원에 설치되어 있는 직접 촬영 장치에 비해 피폭선량이 3~10배나 많다.
미국에서는 사용이 중지된 간접 촬영 장치를 일본은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서양의 의료 전문가들은 의료 피폭의 발암 위험올 전제로 환자 보호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아직도 의사나 환자가 "일단 CT부터 찍고 보자” 는 식이다.
그 결과 국민의 피폭선량은 계속 늘어나,
현재 암사망 원인의 6퍼센트를 넘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본에서 의료 피폭에 의한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매년 2만명 전후로 추정된다.
CT 검사로 인해 몸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부디 주의하기를 바란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