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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식과 폭식
다이어트를 억지로 하는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선택하는 방법이 바로 굶는 것이다. 그것도 서서히 음식량을 줄여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작정하고 음식을 입에도 대지 않는다. 계속 굶을 수는 없으니 언제까지 굶어 살을 빼겠다는 계획하에 긂기작전에 돌입하는 식이다. 미국여자들은 보통 11월 1일부터 굶기 시작한다. 11월 25일이 온 가족이 모이는 추수감사절이므로 그날 날씬해 보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이 되면 그동안 굶어야 했던 설움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듯 한꺼번에 폭식한다. 그리고 나면 또 크리스마스가 기다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날씬하고 예쁜 모습으로 참석하기 위해 추수감사절 후부터 다시 굶기 시작했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어댄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유전자를 괴롭히는 영양부족과 영양과잉이 반복돼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살도 더 찌게 돼있다.

수분-지방-단백질
왜 억지 다이어트를 반복하면 살이 더 찌게 될까?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유전자의 성질을 이해하면 그 원리가 명확해진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 중 지방이 빠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도 궁극적으로는 지방을 빼고 싶어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굶는 것으로 지방이 빠질까? 천만의 말씀이다. 몸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성분은 수분과 지방, 단백질인데 굶으면 가장 먼저 수분이 빠진다. 보통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은 수분이 빠져나가 줄어든 몸무게를 보고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무한정 뺏길 수 없으니 그 다음에는 단백질이 타기 시작한다.

근육과 지방
언뜻 단백질이 타면 수분이 빠지는 것보다 다이어트 효과가 높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오해일 뿐이다. 단백질이 저장돼 있는 부위가 주로 근육이기 때문에 수분이 빠진 다음에는 근육이 소실되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근육이 바로 지방을 소모시키는 공장이라는 사실이다. 신진대사에 쓰이고 남아도는 당분은 지방으로 근육 속에 비축된다. 그러다가 에너지가 필요할 때, 즉 운동을 하거나 신체를 움직일 때마다 근육 속의 지방이 연소되면서 다시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근육이 빠지면 어떻게 될까? 지방을 태울 공장이 없으니 당연히 지방이 몸 속에 그대로 축적된다. 결국 근육이 줄어들면 지방을 태워 에너지로 만들 수 없으므로 몸에 기운이 떨어지고 지방을 뺄 수 있는 방법도 없어지는 셈이다.

결론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 몸의 생명력은 지혜롭다. 심장이나 간 등 내부장기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근육이 소실되면 생명이 위험해지므로 더이상 단백질이 연소되는 것을 막고 이제부터 지방을 연소시키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처럼 억지 다이어트를 하면 지방은 가장 나중에 빠진다. 만약 1주일을 굶어 10㎏의 체중이 빠졌다고 했을 때 그 중 5㎏은 수분과 단백질이 빠진 것으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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