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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性
2010.07.18 10:29

잘못 알려진 性 정보들

조회 수 10878 추천 수 3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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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에서 원인을 찾기보다 온갖 미신에 매달리며 산다. 성기능이 떨어진 이유는 다른데 있는데 엉뚱하게 정력제니 강장제니 해서 소위 '단번에 정력을 높일 수 있는' 특효약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또 성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먹어두면 뭔가 효과가 있으리라 믿고 쉽게 보신식품을 남용한다.

한국 남성들의 정력제에 대한 집착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서 '보신관광'으로 톡톡히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한국인들이 정력제로 믿고 열심히 찾아 먹는다는 것들의 이름만 들어도 벌써 아찔하다. 곰, 뱀, 호랑이, 노루피, 해구신, 거북이 머리 등 그 종류도 참으로 다양하다. 도대체 왜 이런 동물들의 신체 일부분이 정력제로 소문이 났는지 그 근거를 살펴보면 더욱 어이없어진다. 힘이 센 동물이거나 남성의 생식기관을 닮았거나 또는 짝짓기를 오래 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 힘센 동물을 잡아먹었다고 해서 그 동물의 힘이 내게로 옮겨올 것도 아니고 생식기관을 닮은 동물을 먹었다고 해서 생식기관이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 보신행위들은 그저 '내가 해구신을 먹었으니 당연히 힘도 잘 쓰겠지' 하는 식의 위약효과만을 일시적으로 나타낼 뿐이다. 그러니 가짜 정력제를 사먹고도 정력이 좋아졌다고 믿는 것이 아니겠는가?

문제는 이런 식의 보신행위들이 동물들을 함부로 살상한다는 차원을 넘어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당뇨병 환자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 줄도 모르고 성기능이 시원치 않다고 해서 이런 식품을 지속적으로 먹는다면 어떻게 될까? 정력제로 착각하고 먹는 보신식품이란 것이 알고 보면 기름과 단백질 덩어리다. 지방은 혈액 속으로 들어가 피를 더 끈적하게 만들고 단백질은 독소를 발생시킨다. 그렇지 않아도 초인종유전자가 말을 듣지 않는데 혈액 속에 섞인 지방이 초인종을 더 뻑뻑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질병으로 몸의 기능이 떨어지면 대사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몸을 쉬게 해야 하는데도 독소를 계속 들여보내 내부장기들을 과로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정력제의 폐해다. 또 질병이 없던 사람도 이런 식품을 끊임없이 먹게 되면 반드시 해독작용을 하는 간과 콩팥이 망가지게 돼있다.

그러면 최근 속속 개발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명 발기부전 치료약은 어떨까? 대표적인 약품이 '비아그라'로 일부 부작용이 있음이 경고되고 있는데도 그 열품은 식을 줄을 모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비아그라를 비롯한 성기능 개선제들이 약의 어떤 성분보다는 그 약이 주는 희망으로 인한 위약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소화제나 영양제를 성기능 개선제로 속이고 복용시키면 질병에 의한 성기능 장애가 아닌 이상 대부분 효과를 보는 것이다. 물론 이런 약품이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발기능력을 도울 뿐 근본적으로 성기능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약품에 의존해 스스로 발기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도 '나는 이 약이 없으면 절대로 발기할 수 없어' 하는 믿음을 더 강하게 만들어 발기부전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성기능 장애를 극복하는 길은 우선 건강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정력제나 보신제, 강장제 등으로 성기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단지 환상일 뿐이고 일시적인 처치에 불과하다. 제발 이제부터라도 근거없는 온갖 보신식품에 매달려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건강한 성, 즐거운 성을 누리려면 뉴스타트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보호자를 동반하기 때문에 부부가 같이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모든 환자들을 차례로 상담하게 되는데 이때 환자의 생활방식이나 생각, 부부관계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듣게 된다. 대개 중년에 접어들었거나 중년의 나이를 넘긴 연배들이 많아 상담자들의 부부관계는 그저 밋밋한 이름만의 부부인 경우가 많았다. 그들에게 성생활에 대해 물어보면 대개는 '뭐 부부니까 성생활을 하긴 해도 별로 좋은 줄 모르겠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중년 남성들이 보신식품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처럼 시들해진 부부관계에 있다. 스스로도 별로 성욕이나 기쁨을 느낄 수 없고 아내도 마찬가지일 때 그것이 자신의 부실해진 성기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부가 서로 성에 대해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결코 성기능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사실적인 부부이기 때문이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관계이기는 한데 더이상 서로에 대한 사랑도, 관심도 없으니 자연히 성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부부들에게 '정말 남편을, 또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애정표현은 어떻게 하느냐'고 하면 나를 이상한 듯 쳐다보며 '그런 걸 꼭 표현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애정은 표현하지 않으면 절대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한국사람들은 유난히 애정표현을 거북해하고 쑥스러워하는데 아마도 유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늘 '유치가 극치'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사실 모든 사랑은 가장 유치할 때 아름답다. 아내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슴 깊이 묻어둔 채 '표현하지 않아도 내 마음 알려니' 하고 있으면 아내가 정말 그 마음을 알아줄까? 표현하면 쉬운 것을 왜 그리 어렵게 깊은 속이 전달되기를 바라는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장미꽃 한송이를 사다 주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안아주고 하는 것이 더 쉽고 아름답지 않은가? 유치하게 보이는 행동이지만 그 말을 듣는 아내도, 표현하는 남편도 큰 기쁨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유치가 극치로 나타나는 순간이고 이때 내 생명도 기뻐한다. 사랑은 절대로 형이상학적인 그 무엇이 아니다. 유치하면 할수록 그 속에서 느끼는 극치는 더 크다. 이렇게 늘 유치한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산다면 부부관계가 시들해질 이유도 없다. 정상적인 성기능을 굳이 강력하게 만들지 않아도 진실로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고 느낀다면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기쁨의 호르몬이 분비된다.

따라서 문제는 사랑이다. 이 사랑을 믿지 않으면 성은 단순한 행위로 전락하고 성기능이 곧 성생활의 전부라는 편견을 갖게 된다. 실제로 뉴스타트 참석자들 중 처음에는 그저 사실적인 부부, 즉 이름만 부부인 관계로 왔다가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정이 깊어져서 돌아가는 이들이 많다. 이런 부부들을 프로그램 막바지에 상담해보면 얼굴을 붉히면서 그 사이 아주 아름다운 밤을 보냈음을 실토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예전에는 성관계를 해도 시들하고 좋은 줄 몰랐는데 사랑의 가치를 알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후에는 느낌 자체가 달라지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평소 사랑을 표현하고 확인하면서 생활을 건강하게 가꾸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성기능 개선제다. 내 생명이 좋아하는 환경을 제공해주면서 성기능을 저하시키는 근본적인 질병들을 치료하고 사랑이 충만한 생활을 할 때 부부관계도 자연스럽게 윤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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