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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22 09:38

[천자칼럼] 홍역

조회 수 4814 추천 수 7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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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은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전염병이다.

기침이 나고 콧물이 흐르는 등 감기증세 비슷하다가 입안에 좁쌀만한 하얀수포(코플릭반점)가 생긴다.

이어 온몸에 모기가 문 것같은 붉은돌기(마)가 한꺼번에(진) 솟는다.

그래서 마진(痲疹) 이라 명명됐고 누구나 한번은 앓는다 하여 '제구실'이라고도 불렸다.

치사율이 30%나 되는 무서운 병이었지만 백신 개발 뒤 발생률이 급감,미국에선 1999년 완전퇴치를 선언한 후진국 병이다.

국내에서도 95년 이후 연간 환자수가 1백명 미만으로 거의 퇴치된 듯 보였으나 작년 가을부터 급증,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환자 3만1천여명중 2만5천여명이 11∼12월에 발생했다는 국립보건원 자료는 사태의 심각성을 전하고도 남는다.

홍역환자가 폭증하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초ㆍ중생이 많은데 대해 관계자들은 4∼6세때 해야 하는 추가접종을 안한데다 학교에서 전염된 탓이라고 해명한다.

그러나 일부에선 10세 전후에서 주로 걸리고 방학중인데도 환자가 줄지 않는 점을 들어 이들이 아기때 맞은 백신의 효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첫돌 전후 환자가 늘어난 건 MMR(홍역 볼거리 풍진) 부작용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으로 1차접종(12∼15개월)조차 못받은 어린이가 많기 때문이라는 설도 나돈다.

예전과 달라 폐렴이나 뇌막염등 합병증만 주의하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해도 갑자기 역병이 유행한다는 건 불안하고 기분나쁜 일이다.

현재로선 뾰족한 수는 없고 예방백신을 제때 맞히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홍역의 경우 백신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 가능성은 백만명당 1.19명이지만 이를 기피하면 천명당 1명꼴로 앓게 된다는 보고다.

정부가 2005년에 실시하려던 2차 예방접종 의무화를 올해로 앞당기고 추가백신을 안맞은 아동은 초등학교 입학때 해주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백신 접종도 중요하려니와 무슨 병이든 저항력이 약하면 걸리기 쉬운 법이다.

면역력은 다소 추워야 강해진다.

아이들을 덥고 건조한 실내에만 두거나 학원만 왔다갔다 하게 할 일이 아니라 찬바람 부는 밖에서 뛰어놀도록 좀 내보낼 일이다.

(2001년 1월 4일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