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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에게 간질환이 많다는 사실은 시판되는 간장약의 종류만으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시판 간장약들은 간기능을 강화한다는 성분에서부터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는 기능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술을 많이 마시는 남성들 중에는 음주 전이나 후에 간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런 약품들을 마시고 그것으로 간을 보호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의학계에서도 경고하듯 이런 간장약들이 간을 보호하기는 커녕 약물남용을 부추겨 오히려 간을 더 손상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간이 나쁜 환자들이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은 간에만 특별히 좋은 것은 결코 없다는 사실이다. 제약기술과 의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미국에서도 간장강화제니 하는 약품은 단 한가지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만 유독 간장약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일까? 한국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어떤 병에는 어떤 약' 하는 식으로 간단명료한 처방을 좋아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모든 병은 잘못된 생활로부터 시작된다. 무절제한 생활을 함으로써 유전자가 병들었는데 생활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단 한번에 듣는 특효약을 헛되게 찾아다니는 것이다. 간이 상하면 해독작용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간이 나쁜 환자들은 소위 몸에 좋다는 식품은 더더욱 피해야 한다. 간이 나쁜 사람에게 고단백질 식사가 좋다든지, 보양식품을 먹어야 한다든지 하는 얘기는 아주 잘못된 상식이다. 간이 나쁘면 제일 먼저 생기는 증세가 입맛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간이 해독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음식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세포의 생존전략이다. 세포는 살아남기 위해 이처럼 몸부림치는데 식욕을 돋구거나 간을 좋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해서 사람이 억지로 음식물을 밀어넣는다면 간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
- 이상구박사 뉴스타트센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