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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성 질병은 이처럼 뇌세포의 생각, 심리적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물리화학적인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의학적으로는 자가면역성 질병을 제대로 진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현대의학은 자가면역성 질병을 어떻게 치료할까? 의미에 반응하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정하려고 들지 않기 때문에 치료법도 물리화학적인 처치수준에 그치는 것이 우리 의학의 수준이다.

의학적으로 자가면역성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참으로 단순하다.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T-임파구가 몸 속의 세포들을 공격하고 있으니 먼저 T-임파구를 파괴하려고 드는 것이다. 그래서 쥐의 T-임파구를 죽였던 것과 같은 물질인 사이클로스포린을 이용해 T-임파구를 죽이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소아 당뇨병에 대처하는 의학적인 치료법을 예로 들어보자. T-임파구가 췌장을 공격해 인슐린 생산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생기는 병이 소아 당뇨병이다. 소아 당뇨병의 원인은 T-임파구가 변질돼 자가면역성을 띠게 된 것이므로 T-임파구를 건강하게 만들어 자가면역성이 사라지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원인치료다. 그런데 현대의학에서는 T-임파구를 정상으로 돌리려는 노력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췌장을 공격하는 T-임파구를 죽여 혈당수치를 조절하면서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투여하는 것만을 최선의 치료법으로 친다.

자가면역성 질병에 대처하는 모든 치료법이 이런 식이다. T-임파구를 완전히 죽여버리면 면역기능에 문제가 생기므로 T-임파구의 공격력을 떨어뜨리는 수준에서 투약을 멈추었다가 다시 T-임파구가 살아나면 약으로 죽여버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는 T-임파구가 잘못된 원인을 찾아낼 수도, T-임파구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도 없기 때문에 평생 증세를 관리하며 사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엄밀한 의미에서 자가면역성 질병은 아니지만 T-임파구가 일시적으로 자가면역성을 띠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장기 이식수술을 받았을 때다. 간이나 콩팥 등을 이식받으면 T-임파구가 새로 들어온 장기를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로 판단해 공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식수술 후에는 이식된 장기가 거부반응 없이 안착할 때까지 보호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도록 돼 있다. 이 약 역시 T-임파구를 죽이는 사이클로스포린이다. 그런데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 중 이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수술에 성공하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는 T-임파구가 의미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물질로 판단해 외부에서 이식된 장기를 공격하지만 곧 뇌세포의 명령에 따라 공격을 중단한다. 뇌세포가 이식된 장기를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T-임파구도 그에 따르는 것이다.

이처럼 자가면역성 질병이든, 이식수술이든 T-임파구가 원인이 아닌데도 현대의학은 여전히 T-임파구를 파괴하는 치료법을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는 면역력이 떨어져 다른 질병이 생기면 또 그에 맞춰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T-임파구가 의미에 반응한다는 사실만 인정하면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질병에 어렵게 맞서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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