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는 약과 편식 다이어트
살빼는 약이나 한가지 음식만을 먹는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의 세포는 늘 적당하고 고른 양의 영양소를 규칙적으로 필요로 하는데 이 원칙을 어기면 당장은 살이 빠질지 몰라도 곧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살빼는 약, 식욕을 떨어뜨리는 약이라는 것이 모두 몸 속의 수분을 빼내거나 굶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에 지나지 않는다. 약에 의존하면서까지 수분을 빼내고 굶어봐야 지방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지방제거수술
이런 식으로 지방을 빼낼 수 없으니 급기야 수술로 지방질을 빼내는 방법까지 등장했다. 피부 밑의 지방질을 인위적으로 빼내니 당장은 그 부위가 날씬해진다. 그리고는 비만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랩틴유전자나 미토콘드리아가 비활성화되도록 운동도 하지 않고 체중걱정만 하며 살아간다. 이렇게 생활하면 지방은 언젠가는 다시 쌓이게 돼있다. 식습관은 그대로인데 랩틴유전자와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하면 남는 에너지가 몸 속에 축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다이어트
굶고 약먹고 수술까지 해서 억지로 살을 빼려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살이 찔까봐 전전긍긍하고 우울해 하면서 건강은 엉망으로 만들어놓기 때문이다. 젊을 때 억지 다이어트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나이 들어서 비만이 될 확률이 높고 골다공증이나 기타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훨씬 많아진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다이어트 요법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에 혹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미국에서는 드디어 다이어트와 유전자의 관계를 깨닫기 시작해 억지 다이어트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렙틴유전자치료
그런데 억지 다이어트가 줄어든 대신 억지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비만을 해결하는 랩틴유전자에 착안한 선진국 제약회사들이 랩틴생산 유전자만을 따로 분리해 대장균 안에서 배양한 뒤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이 실험이 성공을 거두었고 선진국에서도 대량생산을 앞두고 있다. 랩틴유전자가 비활성돼 비만해진 사람에게 이 약품은 아마도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이 약만을 믿고 비만해진 원인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하리라는 것은 너무도 뻔한 사실이다. 내 랩틴유전자는 이미 활동을 하지 않는데 밖에서 인위적으로 들어온 랩틴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내 몸 속의 랩틴유전자를 더더욱 필요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혼란에 의한 자포자기
다이어트를 하는데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여러가지 요법들을 섭렵하지 않는 것이다. 굶어도 봤다가 약도 먹어봤다가 한가지 음식만 줄창 먹었다가 하면 유전자들이 혼란을 겪게 된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알 수 없으니 다이어트하는 사람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지방질을 비축하고 아예 활동을 포기해버리기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