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이곳 L.A.의 한인 가정들을 두개의 한국 신문이 석권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와 한국일보입니다. 저는 중앙일보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 따끈 따끈하게 배달되어 온 중앙일보를 열어 보았더니 그 본국지판에 "시가 있는 아침"이라는 칸에 좋은 시가 실려 있더군요. 마치 외할머니가 아무도 몰래 긁어주시던 그 구수한 누룽지를 먹는 듯한 사랑의 시....
그런데 시가 일부분만 실려 있었어요. 그래도...누룽지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 ''''''''''''''''''''''''''''''''''''''''''''''''''' ''''''''''''''''''''''''''
詩 황지우 "눍어가는 아내에게"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거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냐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 어둑한 기슭
.................................................... ..................................................... ....................
이 시를 해설한 시인 문정희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 이 편하고 따스한 시를 읽으며 가슴이 아리다. 아내라는 말도 다사로운데 "늙어가는 아내"라니.
시간의 수고가 알알이 맺히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이름이다"
그런데 시가 일부분만 실려 있었어요. 그래도...누룽지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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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황지우 "눍어가는 아내에게"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거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냐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 어둑한 기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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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해설한 시인 문정희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 이 편하고 따스한 시를 읽으며 가슴이 아리다. 아내라는 말도 다사로운데 "늙어가는 아내"라니.
시간의 수고가 알알이 맺히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