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는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삶이 아니다.
진정한 무소유는 인연을 따를 뿐이다.
어떤 무엇이든 인연이 되어서
자신에게 오면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이 인연이 다해서 떠나가면 아무런
집착 없이 보내주는 것.이것이 바로 무소유이다.
만약 어느 누가 있어서
가진 것을 다 버리는 것이 무소유라고 알고 있다면
그는 버리는 것에 집착하는 병에 걸린 것뿐이다.
모든 것은 때가 있어서
때가 되면 오지 마라고 해도 우리에게 왔다가,
때가 되면 가지 마라고 해도 우리 곁을 떠난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우리는 무소유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이 엄연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싫어하는 것이 오면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가면 가지 마라고 붙잡으려 한다.
그래서 번뇌가 생기고 고통이 생겼다.
그래서 또 무소유라는 말이 생겼다.
무소유라는 것은 버리는 병이 아니다.
인연을 거스리지 아니하고 따르는 것이다.
싫어하는 것이 와도 감사히 받아들이고,
좋은 것이 가도 미련 없이 보내주어야 한다.
그것이 무소유의 삶이다.
고통이나 번뇌는,
싫은 것이 와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싫은 것이라고 하고,
또 그것을 받으려하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다.
그것을 흔쾌히 받아 들여 보라.
그럼 고통이라는 것이 없다.
또 좋은 것이 내게서 떠나가서 번뇌와 고통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그것을 좋은 것이라고 하고,
잡지 못할 그것을 잡으려 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다.
그냥 갈 때가 된 것이라고 흔쾌히 보내 줘 보라.
그럼 번뇌나 고통이 어디에서 생기겠는가?
인연이 오고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스스로 자신이라고 여기는 이 육체도
때가 되면 스스로 떠나지 않는가?
그 오고감에 스스럼이 없는 마음,
이것이 무소유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