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이 남는 인생
사람이 머물다 떠난 자리는
어떤 흔적이든 흔적이 남기 마련입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에는
꽃잎과 꽃가루가 남습니다.
군인들이 야영하다 떠난 자리에는
텐트 친 자리와 트럭의 흔적이 있고
야영객이 놀다 떠난 산 계곡에는
쓰레기와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습니다.
사람이 이 땅에 머물다 떠나면
크게 두 가지로 흔적이 남게 됩니다.
첫째는, 사람이 세상에 살면서
행한 행실이 흔적으로 남습니다.
어떤 이는
악하고 추한 행실의 흔적이 남고
또 다른 이는
자랑스럽고 고귀한 흔적이 남습니다.
구한말의 매국노 이완용은 지금까지
비참하고 더러운 이름으로 남아 있지만
조국을 위해 제 한 몸
초개같이 불살랐던 안중근 의사나
울면서 달라붙은 아들에게
"아들아, 너는 나만의 아들이 아니다.
나는 너만의 아비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상해로 떠났던
윤봉길 의사는 찬란하고
자랑스러운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둘째로, 사람은 자손을 흔적으로 남깁니다.
시인은 시로 말하고
음악가는 오선지로 말을 합니다.
화가는 그림으로 말하듯
그분이 남기신 흔적입니다.
아브라함이 머물다 떠난 자리에는
천막 친 자리와 제단 쌓은 자리가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떠날 텐데
어떤 흔적을 남겨야 합니까?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은
평소 한 가지 소원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그를 땅에 묻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말을 듣고 싶었답니다.
"아브라함 링컨, 그는
잡초를 뽑고 꽃을 심다 떠난 사람이다"
우리도 잡초를 뽑고 꽃을 심다
떠나는 인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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