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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간염에 걸렸다고 해서 모두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혈액검사를 해보면 어떤 사람에게는 간염항체라는 것만 있고 바이러스는 흔적도 없는 경우가 있다. 항체는 B-임파구가 생산하는 일종의 수갑이다. 간염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먼저 B-임파구가 나서서 바이러스가 더이상 활동하지 못하도록 수갑을 채운다. 그렇게 바이러스를 잡아두고 있으면 간염 바이러스와 사람의 바이러스를 구별할 줄 아는 T-임파구가 와서 파괴하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없고 항체만 있다는 것은 곧 바이러스의 침입을 받은 일은 있지만 이미 B-임파구와 T-임파구가 협력해서 깨끗이 처리했다는 뜻이다. 항체가 남아있는 것은 다시 간염 바이러스가 들어올 경우에 대비해 B-임파구가 수갑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간염 바이러스가 더이상 침입할 수 없다는 사실을 B-임파구가 인식하게 되면 수갑도 점차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T임파구가 약해져서 간염 바이러스를 죽일 힘이 없다면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몸 속에서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그 사람은 보균자가 되는 것이다. 보균자가 되어도 오랫동안 염증을 일으키지 않고 잘 지내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앞에서도 얘기했듯 간염 바이러스가 간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보균자가 되는 것은 T-임파구가 상당히 약해져 있을 때다. T-임파구가 강해야 B-임파구로 하여금 간염 바이러스를 잡아둘 수 있는 수갑을 생산하게 할 수 있고 파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 속으로 아예 침투조차 못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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