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오월 가운데 있노라면 가슴이 시려옵니다.
꽃들은 새들의 노래를 듣기위해 저리 바삐 핀다는 것을 오월의 들판에 서서야 알았네요
꽃이 피지 못하는 북극
추워서가 아니라 새들의 노래가 없어서겠지요
올 봄 고사리 캐러 다녔습니다, 이젠 됐다며 아내가 그만 캐오라 하지만 저는 고사리만 캐는게 아닙니다.
고사리 속엔 새들의 노랫 소리가 들어 있지요.
꽃 속에 어린 연두잎 속에 가을 노랗게 익어가는 귤 속에
그들 노래가 녹아 있는 걸요.
오월엔 가을의 약속이 담겨 있습니다.
''나를 맘껏 사랑하렴 난 널 치유하고 잉태케 할거야''
그래서 연인들은 사랑을 하고 우린 꿈을 꿈니다.
창문을 열었습니다. 정원엔 어느새 훌쩍 커 유월을 마주보고 서 있는 나무들,
떠나는 오월과 눈이 마주친다.
고마웠다 오월아, 말라버린 심장에 푸른 피 수혈 해 주고 떠나는 너
내 남은 인생 오월만 같았으면 좋겠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너무 부하지도 가난하지도 않는
새와 바람을 몰고 오월은 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