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다닐 때 수학을 어려워했다. 잘했다면 다른 인생이 되었을 지도.ㅋㅋ
지금도 고 3학생들과 같이 앉아서 재수하는 꿈을 꾸곤 하지만 점수는 언제나 그 자리^^
집안 형편상 대학은 꿈도 꿀 수 없었기에 고 2 까지도 별루 공부를 하지 않았다. 무얼 꿈꿔야 하는지도 몰랐으니, 고 3이 되고 학교에서는 밤 12시 까지 모두 남아 공부시켰고 인문계로 마땅히 할 일 없었던 나도 덩달아 열심히 하니 모의고사 점수는 올라가는데 문제는 수학이었다. 이 놈은 다들 아는 것 처럼 단기간에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예비고사에 합격한 사람들만이 4년제 대학에 갈 수 있던 시절 겨우 그 안에는 들었던 것 같긴한데. ㅋㅋ
수학에선 항상 x 값을 찾아 다닌다. 함수든 방정식이든 엑스 값을 찾던지 또는 찾아 문제에 대입하든지.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나오니 세상살이란게 온통 엑스 값을 찾는 것이었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왜 사는지 삶의 끝은 어딘지
결혼 후 자녀는 어떻게 키우고 돈은 어떻게 벌고 인간관계 하며 그렇게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을 것 같던 답,
한 때는 돈이 엑스값으로 보이기도 했다.
젊거나 잘 나갈 때는 그 것을 찾은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살면서 한계에 부딪치고나면 곧 그 것은 근사값도 못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인생에 돈을 대입하면 어둡던 모든 곳이 환해질 것만 같았는데 그 것도 오십을 갓 넘긴 시점에야 근삿값은 될 수 있을지 언정 참값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수많은 근사값들.
그러나 마침내 그리고 드디어 확실히 찾게 되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삶에서 가장 큰 문제인 암이란 놈을 마주하고 서였다.
모든 문제에 대입하면 단 하나의 의문도 남지 않고 풀려 버리는 값 그 것은 하나님, 그 분이 내 인생의 엑스 값이었다.
그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후 어둡던 눈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으니 그 것은 기적이었고 뒤 이어 평안이 찾아 왔다.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평안은 밖으로 부터 오는 것이었다.
그가 나를 지으셨으니 인생의 길은 그가 알고 있고 걱정 역시 내가 할 일이 아니라 그가 해야 하는 것이었다. 걱정되신 신은 예수를 보내셨으며 죽음이 두려운 인간에게 부활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짜식, 봐, 영원이 있잖아. 나만 믿으란 말야''
성경엔 맨 이런 말 천지인데 그럼 난 뭘 해야 하나 봤더니 기뻐해야하는 것. 그래서 기뻐하기로 했다, 아니 기뻐졌다, 어린아이 처럼.
죽음이란 한 밤 자고 일어나는 것, 깨고 나면 여전히 아침은 오고 엄마는 날 위해 밥을 짓고 계신다.
오늘도 우린 어쩌면 근사값도 못되는 것들을 인생의 창고에 쓸어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암의 x값, 하나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