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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6 14:31

설암수술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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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설암 수술한지 7년이 되는 날, 해마다 봄이 오면 서울대학병원 수술실로 난 길 따라 하얗게 피었던 목련이 생각납니다.

맘은 한없이 불안하기만 한데 꽃은 철없이 하얗기만 하였습니다

올해도 그 자리에서 누군가를 위로 하고 또 누군가에겐 슬픔이 되겠지요


물속에서 눈을 떠 본 적이 있나요.

모든게 흐릿하게 보일 뿐 그러나 물안경을 쓰는 순간 마치 소경이 눈을 떠 세상을 보는 것 처럼 모든 것이 너무도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죽음을 마주하고서야 삶의 색깔을 조금은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흙탕물이 가라 앉으면 투명해지듯 죽음을 정리하고 나니 일생의 혼돈이 정리되었습니다


고 이어령 선생은 폐암으로 돌아가시기 몇 달 전 그의 마지막 인생 강의에서 아기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울며 태어나지만 세상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은 웃음으로 기쁘게 맞이하고 이제 죽음에 대한 정리를 끝낸 자신은 웃음으로 가지만 사람들은 울며 보낼거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임종 마지막 30분을 지켜 보던 아들은 미국에 있는 손녀들과 영상으로 바이바이 하고 죽음이 오는 것을 바라보시다 눈을 뜬 채 가신 아버지를 얘기하였습니다


아침에 뜬 태양은 저녁이 오면 서쪽으로 지듯 죽음은 반드시 그렇게 반드시 오고 있는데 

그러나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오늘을 기쁘게 사는 것

우리 곁에 슬며시 다가와 연인 처럼 아기처럼 방긋방긋 웃고 있는 봄과 뜨겁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

아직은 견딜만한 무릎과 몸뚱아리가 있을 때 음악에 맞춰 기쁨의 춤을 춰야 하는 것

나를 기억하며 다가 오는 모든 존재들에게 손을 펴야 하는 것

그리고 내 존재에 대해 눈을 감고 감사하여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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