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2022.04.06 14:31

설암수술 7년

조회 수 5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은 설암 수술한지 7년이 되는 날, 해마다 봄이 오면 서울대학병원 수술실로 난 길 따라 하얗게 피었던 목련이 생각납니다.

맘은 한없이 불안하기만 한데 꽃은 철없이 하얗기만 하였습니다

올해도 그 자리에서 누군가를 위로 하고 또 누군가에겐 슬픔이 되겠지요


물속에서 눈을 떠 본 적이 있나요.

모든게 흐릿하게 보일 뿐 그러나 물안경을 쓰는 순간 마치 소경이 눈을 떠 세상을 보는 것 처럼 모든 것이 너무도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죽음을 마주하고서야 삶의 색깔을 조금은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흙탕물이 가라 앉으면 투명해지듯 죽음을 정리하고 나니 일생의 혼돈이 정리되었습니다


고 이어령 선생은 폐암으로 돌아가시기 몇 달 전 그의 마지막 인생 강의에서 아기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울며 태어나지만 세상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은 웃음으로 기쁘게 맞이하고 이제 죽음에 대한 정리를 끝낸 자신은 웃음으로 가지만 사람들은 울며 보낼거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임종 마지막 30분을 지켜 보던 아들은 미국에 있는 손녀들과 영상으로 바이바이 하고 죽음이 오는 것을 바라보시다 눈을 뜬 채 가신 아버지를 얘기하였습니다


아침에 뜬 태양은 저녁이 오면 서쪽으로 지듯 죽음은 반드시 그렇게 반드시 오고 있는데 

그러나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오늘을 기쁘게 사는 것

우리 곁에 슬며시 다가와 연인 처럼 아기처럼 방긋방긋 웃고 있는 봄과 뜨겁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

아직은 견딜만한 무릎과 몸뚱아리가 있을 때 음악에 맞춰 기쁨의 춤을 춰야 하는 것

나를 기억하며 다가 오는 모든 존재들에게 손을 펴야 하는 것

그리고 내 존재에 대해 눈을 감고 감사하여야 하는 것


  1. 허종태님의 자연영상 유튜브 채널입니다

    Date2020.02.09 Bywebmaster Views1142
    read more
  2. 암 구년

    Date2024.03.10 By가파 Views203
    Read More
  3. 다시 봄

    Date2024.03.10 By가파 Views128
    Read More
  4. 우리가 잊고사는 행복

    Date2022.05.24 By지찬만 Views389
    Read More
  5. 설암수술 7년

    Date2022.04.06 By가파 Views571
    Read More
  6. 내가만든 나의 인생길

    Date2022.03.15 By지찬만 Views233
    Read More
  7. 길을 내어주는 사람

    Date2022.02.15 By가파 Views206
    Read More
  8. 시인이 된다는 것

    Date2022.02.15 By가파 Views163
    Read More
  9. 무게

    Date2022.02.13 By가파 Views79
    Read More
  10. 별에서 꽃이 된다는 것은

    Date2022.01.23 By가파 Views115
    Read More
  11. 암 7년

    Date2022.01.14 By가파 Views226
    Read More
  12. 암이 온 후 깨달은 것

    Date2022.01.14 By가파 Views247
    Read More
  13. 먼 곳

    Date2022.01.01 By가파 Views117
    Read More
  14. 희망에게

    Date2021.12.04 By가파 Views143
    Read More
  15. 내 안엔 아직도 봄이

    Date2021.11.17 By가파 Views134
    Read More
  16. 한계

    Date2021.11.17 By가파 Views111
    Read More
  17. 두 번 째 낙하

    Date2021.11.10 By가파 Views92
    Read More
  18. Date2021.11.09 By가파 Views63
    Read More
  19. 93세 어머니의 퇴원

    Date2021.09.06 By가파 Views253
    Read More
  20. 아름다운 것들

    Date2021.09.05 By가파 Views112
    Read More
  21. 구월 단상

    Date2021.09.05 By가파 Views17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8 Next
/ 148